오늘은 학회 출장의 2일 차가 되었던 날의 후쿠오카 여행 및 출장 일지입니다.
최근 대학원 연구실에서 학회를 나간다고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화학 학회 중 하나인 coordination chemistry 학회인데요, 쉽게 설명하면 금속 클러스터와 유기물들이 혼합되어 결정 구조를 가지는 무기물질을 이용하여 연구를 하는 학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설명하고도 어렵네요) 코로나 동안 계속 온라인으로 학회를 진행하다가 처음으로 오프라인 학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후쿠오카의 규슈대학 (九州大学)에서 진행이 되었는데요, 일본의 구 제국 대학 중 하나로 상당히 유명한 국립대학 중 하나입니다.
눈 뜨고 보니 학회 첫날이 밝았습니다.
오프라인 학회는 처음이라 첫날부터 많은 긴장을 했더니 속이 굉장히 안좋더라고요. 학회는 3일간 하는데, 마지막 날은 시상식이라 사실상 1일 차와 2일 차에 나뉘어서 발표가 이루어집니다. 발표 순번은 내용에 따라 학회에서 임의로 정해주는데요, 제 순번은 2일 차 제일 마지막 시간대라 학회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역시 매는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아주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 연구실의 다른 친구들은 1일 차 점심때쯤 발표가 끝이 났기 때문에 이후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저 혼자 마지막까지 긴장하느라 몸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처음으로 규슈대학을 온 김에 학교 구경을 하였습니다. 규슈대학은 문과 캠퍼스와 이과 캠퍼스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문과 쪽은 하카타 근처의 중심가에 있는 방면, 제가 방문하였던 이과 캠퍼스는 중심가에서 한 시간 넘게 교통편을 이용해야 도착하는 변두리에 있습니다. 그런 만큼 캠퍼스 크기도 상당히 넓고 자연경관도 뛰어나고 공기도 맑다는 장점은 있었습니다.
학회는 저녁 정도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저녁 이후에 살짝이나마 자유시간이 있어서 하카타 인근의 여러 관광지를 돌아다녀보았습니다.
우선 캐널시티 하카타를 방문하였는데요, 큰 쇼핑센터이며 건물이 인상적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6년쯤 전에 후쿠오카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캐널시티 하카타는 방문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캐널시티 하카타는 반원 모양의 건물 외관과 분수대에서 여러 공연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분수 공연을 할 때 여러 공연도 같이 이루어지는데요,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듯한 웅장한 쇼와 이펙트, 사운드들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어서 가신다면 멋진 공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시간이 어떻게 잘 맞아서, 원피스와 콜라보된 분수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분수와 어우러져서 상당히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객들도 은근히 계시더라고요.
건물 내부에는 의류라던지 식당, 기념품 샵 등등 복합적인 쇼핑센터가 들어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렇게 빨간 건담 모형이 있더라고요. 옆에 '건담 베이스'라는 큰 규모의 상점도 있었으니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방문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후, 하카타의 아주 유명한 라멘집 중 하나인 '이치란(一蘭)'을 방문하였습니다.
이치란 라멘은 하카타에 본점을 두고 있는 일본의 대형 돈코츠 라멘 체인점입니다. 예전에도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다시 가도 정말 맛있는 라멘이었습니다. 본점은 아래와 같이 건물 하나가 통째로 라멘점으로, 본점의 경우 24시간 영업을 하니 근처에 숙소를 잡으신 분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새벽에도 방문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돈키호테 (일본 유명 복합 쇼핑몰)와 나카스(中州) 강도 매우 가까이 있으니 이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나쁘지 않을 거 같아요!
가게에 들어가면, 자판기를 통해 라멘과 음료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치란 라멘과 생맥주를 하나씩 주문하였습니다. 주문을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종이를 주는데요, 여기에 내가 원하는 대로 적어서 제출하면 됩니다. 맛의 농도, 마늘을 넣는지, 파는 넣는지, 차슈를 넣는지, 맵기 정도 등등을 내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 하나하나의 취향을 맞춰주는 것은 일본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문화입니다. 한국의 '주는 대로 먹어'라는 문화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기도 합니다.
이치란 라멘의 특징 중 하나로, 가게 종업원과 손님이 절대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리에 앉으면 책상 너머로 요리를 제공받으며, 서빙이 완료되면 칸막이 같은 것으로 막아, 혼자만의 공간에서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으며 조용히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일본의 정서가 잘 반영된 일본풍의 식당이라는 것이 물씬 풍깁니다.
또한 자리에서 왼쪽을 보면, 다음과 같이 추가 주문을 할 수 있고, 오른쪽을 보면 나무로 된 카드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것들을 이용해서 종업원과 의사소통을 하면 되기 때문에, 정말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고 맛있는 라멘을 즐기고 나올 수 있다는 점 또한 일본 가게의 특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후쿠오카 2일 차 여행 및 출장 일지를 작성하였습니다. 내일은 3일 차 여행일지에 대해서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규슈대학 이토캠퍼스>
https://goo.gl/maps/5iAU9Uu5dftGB8Uv7
<캐널시티 하카타>
https://goo.gl/maps/GqqXuWWJP5JA8oQx9
<이치란 라멘 본점>
https://goo.gl/maps/2PZb8NDd48eaDpc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