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서, 서강대와 건국대의 시험 봤던 경험에 대해 작성해보고자 한다.
<지난 글>
[편입] 09 실전 대학별 시험, 면접 편 (동국대, 경희대) (tistory.com)
이번에는 서강대와 건국대의 시험 봤던 경험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1. 서강대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서강대는 편입영어와 편입수학을 치러야 하지만, 사실 나는 이 당시 크게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편입영어는 학술적인 영단어나, 복잡한 문법류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토익 정도로만 단련된 나에게 있어서는, 사실 제대로 문제를 푼 것이 없었던 것 같다. 편입수학은 미분 적분학, 공업수학, 선형대수학 세 과목이 다 들어갔다. 편입수학 역시 거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합격하리라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당시 서강대에 지원했던 이유는, 다른 학교랑 시험일정이 겹치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다. 또한, 서강대는 당 연도에 따라 TO가 생길 때도 있지만, 아예 없을 때도 있는데, 나의 전공은 해당 연도는 운이 좋게도 TO가 존재했기 때문에 지원했던 것도 있다. 1차가 편영, 편수로 이루어진 필기시험이었고, 2차는 면접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잘하면 2차로 가서 면접에서 잘 어필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필기시험에서 떨어지며 고배를 마셨다.
2. 건국대
건대 또한, 본질적으로 서강대와 시험은 같았다. 1차로는 편입영어와 편입수학, 2차로는 면접이었다. 하지만, 편입영어는 수능 영어와 토익으로 단련되었던 나의 실력으로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편입수학 또한 미분 적분학 한 과목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었다.
시험 당일, 역시 완벽하게 준비를 하지 않았던 터라 절반 조금 더 맞았던 정도긴 했지만, 당시 TO가 꽤 많았고 배수도 넉넉한 편이었기 때문에 1차를 가까스로 합격했다고 생각한다. (아마 12명에 5 배수였던 거 같다, 지원자는 100명이 조금 넘었었고)
이에 2차인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면접 당시, 일정 시간에 빈 강의실에 모여 기다리다가 순번대로 면접을 보러 들어갔었다. 나의 면접 순서는 중간보다 조금 더 뒤인 대략 20%의 학생 정도가 남았을 때 봤던 것 같다. 나도 이 당시 입시라던지 대부분을 통틀어서 면접은 거의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꽤 긴장도 했고, 면접 때도 말을 제대로 못했던 것도 있다. 나의 차례가 돼서 면접실에 들어갔고, 당시 세 분의 교수님이 앉아계셨다.
이때 아마도 Henderson-Hasselbach equation에 관해서 물어보셨고, 이에 대해 대답하면 되었다. (비전공자를 위해 설명하자면 pH (산염기 정도)를 계산하는데 사용되는 공식이라 생각하면 된다) 당시 면접이 익숙지 않아서 머리가 새하얘졌지만, 교수님들이 긴장을 푸는 것을 도와주셨고, 이에 만족스러운 답변을 할 수 있었다. 이 내용은 화학과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고등학교에서 화학을 선택하면 배우는 내용이기도 하다. (물론 대학교 때 더 깊게 배우긴 하지만 개념에 대해 대답은 고등학생도 할 수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당시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가 대답을 하자 교수님들이 박수를 쳤던 것이었다. 내 앞으로 80% 정도의 학생들이 면접을 봤는데, 나한테 이렇게 반응을 해주셨다는 것은 앞전의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답을 너무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나의 면접이 끝나고, 교수님들도 잠깐 쉬자고 같이 나오셨는데, 나한테 따봉을 해주시길래 아 붙었구나 바로 알 수 있었다.
내가 항상 전공과목을 신경 쓰자라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교수는 너무도 당연하게도, 영수 잘하는 인재보다는, 들어와서 전공 잘 따라가는 학생을 뽑고 싶어 한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해당 연도의 모든 편입 일정이 끝났고, 나는 경희대를 선택해서 1년 동안 다니게 되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경희대를 다니면서 전적대와 다르게 무엇이 달라서 좋았고, 고려대를 재편입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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